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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es & Bones : 소비치의 와인 그리고 정형외과 안내서
[Myths Breaker] Brettanomyces : 마굿간 냄새의 원인! 브렛의 A to Z 본문
[Myths Breaker] Brettanomyces : 마굿간 냄새의 원인! 브렛의 A to Z
소비치 2025. 4. 11. 23:23
1. Brettanomyces: 흔하지만 위험한...!
와인 양조에서 Brettanomyces bruxellensis(이하 Brett) 효모는 가장 골치 아픈 미생물 오염원으로 꼽힌다. 한 조사에 따르면, Brett이 생성한 Volatile Phenol로 인한 냄새 결함은 코르크 오염이나 환원취, 산화취와 함께 현대 와인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결함 중 하나이다. 특히 숙성된 레드 와인에서 문제가 두드러지는데, 레드와의 제조 과정 전체에 걸쳐 Brett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고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 (Renouf et al. 2007). 실제로 양조 과정 전체에 걸쳐 Brett이 전혀 검출되지 않는 와인은 매우 드물며, 양조자는 결국 이 효모의 증식을 “억제”하고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Renouf et al. 2007). 한 번 양조 시설(특히 나무통)에 정착한 Brett은 제거가 극도로 힘들기 때문에 와이너리 위생 관리의 최대 난제로 지목된다. 따라서 Brett 효모는 와인과 흔히 공존하는 미생물이지만, 그 존재를 허용하면 언제든 와인의 품질을 “테러” 수준으로 훼손할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닌 공존자라 할 수 있다.
2. Brett향이란? : 다양한 Volatile Phenols의 향
Brett 효모가 와인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은 Volatile Phenols류의 대사산물 때문이다. Brett 효모는 와인 속 p-coumaric acid, ferulic acid, caffeic acid 등의 hydroxycinnamic acids 전구물질을 탈탄산 및 환원시켜 각각 4-ethylphenol (4-EP), 4-ethylguaiacol (4-EG), 4-ethylcatechol (4-EC)이라는 Volatile Phenols 화합물을 생성한다. 4-EP와 4-EG는 Brett 오염의 대표적 지표 물질이며, 4-EC도 일부 기여한다. 이들 화합물은 낮은 농도에서도 와인 향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데, 4-EP는 말 냄새/가죽/마구간 향으로, 4-EG는 clove나 훈제 육류 향으로, 4-EC는 소독약 또는 연기 향과 유사한 뉘앙스를 풍긴다고 알려져 있다.
화합물 (약어) | 주요 향 | 관능 역치 (≈감지 농도) |
4-Ethylphenol (4-EP) | 말 땀, 가죽, 밴드에이드, 약품향 | ~600 µg/L (단일 성분) |
4-Ethylguaiacol (4-EG) | 클로브, 훈제 고기, 스모키 향 | ~100 µg/L (단일 성분 추정치) |
4-Ethylcatechol (4-EC) | 약품 향, 연기/그을음 향 | 자료 부족 (4-EP/4-EG와 상승 작용) |
4-EP는 단일 물질로 약 600 µg/L 수준에서 향미 결함을 유발하며, 4-EG는 역치가 훨씬 낮아 수십 µg/L 수준에서도 감지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Brett 오염 와인에서는 4-EP가 4-EG보다 통상 5~10배 이상 높은 농도로 생성되어, 두 물질이 섞여 나타나는 “약품/밴드에이드 내음”과 “훈제 향”의 복합적인 off-flavor를 형성한다 (Chatonnet et al. 1992). 한편 4-EC는 상대적으로 연구가 적지만, caffeic acid 유래 물질로 Brett 균주에 따라 생성되며 와인의 전반적인 Phenol 향에 기여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Brett 오염으로 생성되는 냄새는 단순한 Volatile Phenols의 합 이상의 복합 향을 띠는데, 이는 Brett가 생성하는 isovaleric acid, isobutyric acid 등의 기타 대사산물도 “말 땀 냄새” 향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냄새로 인해, 실험실에서 Volatile Phenols만 첨가한 와인보다 실제 Brett 감염 와인이 더욱 역겹게 느껴지는 경우도 보고되었다.
Brett에 의한 Volatile Phenols 생성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Brett 효모는 cinnamate decarboxylase로 hydroxycinnamic acids를 먼저 4-vinylphenols류(예: 4-vinylphenol, 4-vinylguaiacol 등)로 탈탄산 시키고, 이어서 vinylphenol reductase로 이를 4-ethyl 형태로 환원시킨다. 일반적인 양조용 효모인 Saccharomyces cerevisiae도 decarboxylase를 지녀서 4-vinylphenols류를 생성할 수 있지만, 환원능력이 없기 때문에 최종 4-ethylphenols까지 만들지 못한다. 결국 Brett만이 와인에서 4-ethylphenols류를 대량 생성할 수 있는 주범인 셈이다.
다행히도 이러한 전구 Phenol 물질들은 발효 초기에 대부분 tartaric acid ester 형태로 포도 및 발효액 내 존재하여 효모들이 바로 이용하지 못한다. 그러나 malolactic fermentation 이후 젖산균의 ester 가수분해 작용 등으로 점차 자유 형태의 p-coumaric acid, ferulic acid 등이 와인에 풀려나오게 되고, 숙성 중 화학적 가수분해로도 추가 방출된다. 게다가 Brett는 tartaric acid ester 형태는 직접 이용하지 못하지만, ethanol ester나 glucose-bound ester 형태의 전구체는 어느 정도 대사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발효 종료 후 시간이 지날수록 와인 내 Brett의 기질이 충분해져 Brett가 증식만 하면 금세 Volatile Phenols 농도가 감지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실제로 일반적인 와인에는 총 10 mg/L 이상의 hydroxycinnamic acids 전구물이 존재하므로, Brett 효모만 살아 있다면 이론적으로 모든 레드와인이 Phenol 결함에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포도 품종에 따른 Brett 취약성 차이는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모든 와인은 Brett가 자랄 수만 있다면 잠재적으로 오염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Volatile Phenols 결함을 막는 핵심은 Brett 효모의 생태와 행동을 이해하여 적절한 제어 조치를 취함으로써 이들 전구물질의 Brett 변환을 차단하는 데 있다고 하겠다.
한편 Brett가 아닌 다른 미생물도 일부 Volatile Phenols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Pichia guilliermondii와 일부 젖산균(Lactobacillus, Pediococcus 종)은 4-ethylphenol이나 유사 Phenol류를 생성할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 그러나 이들이 와인에서 Brett만큼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고, 실제 와인에서 말 땀 결함의 압도적 원인은 여전히 Brett 효모이다.
3. New Oak와 Brett: 위험한 동행
와인 숙성에 사용되는 오크통은 Brett에게 친숙한 환경을 제공한다. 20세기 후반부턴 고급 와인에 새 오크통(barrique)을 사용하는 관행이 전세계적으로 늘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새 오크통의 사용 증가와 Brett 문제의 빈발은 궤를 같이한다는 지적이 있다. 전통적으로 Brett 효모는 오래된 나무통에서 흔히 발견되어 왔다. 새 오크통 자체가 Brett 균을 함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크통은 한 번 Brett에 오염되면 효모가 정착하기 매우 쉬운 미생물 생태계로 변모한다. 나무의 미세한 다공성 구조는 Brett 세포가 틈새에 파고들어 생물막(biofilm)이나 의사균사(pseudomycelium) 형태로 달라붙어 생존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러한 생물막은 세정이나 살균제 처리를 피해 살아남을 수 있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실제로 한 번 Brett에 감염된 오크통은 완전 살균이 매우 어렵고, 와이너리 내 만성 오염원의 원천이 된다.
게다가 나무 배럴은 미세한 산소 투과를 허용하는데, 소량의 산소는 Brett의 증식을 촉진하고(통기성 호흡), 동시에 유리 이산화황을 소모시켜 Brett에 대한 화학적 억제력을 약화시킨다. 이처럼 오크통의 존재는 Brett에게 은신처와 산소 공급을 제공하여, 스테인리스 탱크에서는 보기 어려운 Brett 증식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 연구에서, 오크통 숙성 와인은 스테인리스 숙성 와인보다 Brett 오염 위험이 높다는 경험적 사실이 보고되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새 오크통 자체는 Brett 균을 배양체처럼 공급하는 건 아니지만, 새 통에 Brett에 오염된 와인을 채우면 그 통도 순식간에 오염 통으로 전락한다. Brett은 셀룰로오스 분해 효소를 가져 목재 유래 당(cellobiose 등)을 탄소원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셀룰로오스 성분이 풍부한 새 오크통과 만난 Brett은 폭발적으로 증식할 수 있다. 반대로 철저히 위생 관리된 환경에서 Brett이 없는 와인을 새 오크통에 넣는다면 처음에는 안전하다. 그러나 반복 사용으로 오크통이 오래될수록(특히 와인 찌꺼기가 남거나 세척이 불충분할 경우) Brett이 침입하여 번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나아가 Brett은 목재 유래 당을 탄소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능력 덕분에 영양분이 적은 와인 숙성 환경에서 Brett이 장기간 생존할 수 있다. 또한 오크통 내부의 향미물질들은 Brett에게 큰 저해 없이, 오히려 Brett 향을 어느 정도 감춰주는 “완충” 역할을 하기도 한다는 보고도 있다. 물론 이것이 결함을 해결해주진 못하지만, 오크 풍미와 결합해 소비자들이 초기에는 Brett 오염을 감지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오크 숙성은 Brett 관리에 있어서 양날의 검이다. 오크통 숙성은 와인에 복합미와 구조감을 더해주는 전통적 기법이지만, 동시에 Brett 오염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양조자는 새 오크통이라고 방심하지 말고, 통에 담기 전 와인에 Brett이 존재하지 않는지 철저히 검사해야 한다. 이미 Brett에 오염된 와인을 오크통에 넣는 것은 오크통 자체를 오염시켜 이후 모든 와인에 위험을 퍼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현대 와이너리들은 오크통을 주기적으로 증기 소독하거나 오존 세척을 하는 등 Brett 제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일정 년 수 이상 된 오래된 통은 과감히 폐기하는 경우도 있다. 또, 필요하다면 아예 민감한 와인은 오크 칩이나 스테이브와 같은 대안재를 활용하여 Brett 감염 위험 없이 오크 풍미를 부여하는 방법도 고려되고 있다.
4. 발효과정이 Brett의 증식에 미치는 영향
Brett 효모의 증식 여부는 발효 진행 방식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Brett는 주 발효(알코올 발효) 단계에서는 존재하더라도 눈에 띄게 증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accharomyces 와인 효모가 알코올 발효를 지배하는 동안에는 Brett가 설탕을 놓고 경쟁에서 밀리고, 초기 발효 환경의 빠른 변화(산소 소모, 알코올 상승 등)를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실험에서 Brett와 Saccharomyces를 함께 접종하여 포도즙을 발효시킬 경우, 발효가 끝날 때까지 Brett 세포수는 거의 증가하지 않거나 아주 서서히 증가하다가 발효 종료 이후에야 비로소 증식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는 양조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알코올 발효 중에는 Brett의 존재가 눈에 띄지 않다가 발효 완료 후 또는 말로락틱 발효(Malo)에 이르는 사이에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발효 중 설탕이 상당히 남아 있는데도 주효모의 활동이 멈추는 발효지연이나 정체 상황이 발생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런 경우 Brett가 틈새를 파고들어 남은 당을 이용해 증식하고 휘발성 페놀을 생성할 수 있다. 야생 발효(자연 발효)의 경우 상업 효모를 투입한 경우보다 발효 시작이 느리고 미생물 군집이 복잡하여, Brett 같은 비-Saccharomyces 효모가 초기에 개입할 여지가 생긴다. 실제로 초기 발효 단계에서 일부 Brett 세포가 증식하여 4-EP를 만들어내는 사례도 드물게 보고된 바 있다 (Renouf et al. 2007). 반면 믿을 만한 상업 효모를 즉시 접종하여 신속하게 발효를 완료하면 Brett의 개입 여지가 줄어든다. 요약하면, 발효의 속도와 주도권이 Brett의 증식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말로락틱 발효(MLF)와 Brett의 관계이다. 알코올 발효 후 유산균에 의한 MLF가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젖산균이 앞서 언급한 포도 유래 페놀 전구물질들을 가수분해하여 Brett의 먹이를 공급할 수 있다. MLF가 완료되면 보통 SO₂를 첨가해 젖산균을 죽이고 와인을 안정화하지만, 만약 MLF 후 SO₂ 첨가를 지연하거나 잊으면 Brett가 이 시점에 폭발적으로 증식할 위험이 있다. 실제 양조 현장에서 종종, MLF를 기다리는 동안 혹은 막 완료된 시점에 Brett 오염이 급격히 진행되어 와인이 망치는 사례가 보고된다. 이는 MLF 완료 후 와인이 아직 미생물적으로 불안정한 틈을 Brett가 파고드는 전형적인 시나리오다. 따라서 많은 양조자는 MLF를 최대한 빨리 완료하거나 아예 알코올 발효와 동시접종(co-inoculation)하여, Brett가 성장할 수 있는 무방비 상태의 공백기를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Renouf et al. 2007).
특히 진균병이 발생한 포도를 이용하여 양조된 와인은 Brett 초기 오염률이 높아지고, 이 와인을 담은 통은 Brett 번식의 온상이 될 수 있다. 한 연구에서는 포도가 진균 피해(Rot)를 입은 빈티지의 와인에서 Phenol 결함 발생률이 높았는데, 이는 진균에 감염된 포도에 Brett 개체수가 많아 초기에 와인이 더 쉽게 오염되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되었다.
자연 발효 vs 접종 발효 측면에서도 Brett 관리 전략이 달라진다. 자연 발효에서는 다양한 토착 미생물이 관여하므로 이론적으로 Brett도 초기부터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대로 Saccharomyces가 활성화되면 Brett는 일단 밀려나므로, 자연 발효라도 정상적으로 완결되면 Brett 문제는 주로 그 이후에 발생한다. 다만 자연 발효를 선호하는 양조자들은 일반적으로 이산화황 사용을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어, 이는 발효 후 Brett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상업 효모 접종과 적절한 SO₂ 사용이 이루어지는 관리된 발효에서는, Brett의 출현을 초기부터 억제하고 발효 후에도 남은 설탕이나 영양분이 없도록 깔끔히 마무리하여 Brett의 생존 여지를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발효 종료 시 잔당이 거의 0에 가깝고 양분(질소 등)이 고갈되어 있다면 Brett는 증식할 발판을 잃게 된다. 최근에는 Brett를 비롯한 스포일러 효모의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 발효 막바지에 Metschnikowia pulcherrima와 같은 non-Saccharomyces 효모를 접종하여 영양분(특히 철분)을 고갈시키는 생물학적 제어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이러한 접근들의 공통 목표는 발효 단계를 견고하게 관리하여 Brett가 설 자리 없이 완전히 발효를 마치는 것이다.
5. Sulfur Dioxide (SO₂)의 역할과 한계
와인 양조에서 아황산(Sulfur Dioxide, SO₂)은 Brett을 포함한 미생물 제어의 핵심 도구로 오래전부터 활용되어 왔다. SO₂는 살균 효능과 항산화 작용을 겸비한 방부제로서, 포도 입수 단계부터 병입까지 여러 시점에서 첨가된다. Brett 제어를 위해서는 특히 free SO₂ 중에서도 molecular SO₂가 충분한 농도로 유지되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pH 3.5의 와인에서는 약 0.4–0.6 mg/L 이상의 molecular SO₂(free SO₂ 환산 약 20–30 mg/L)가 있으면 Brett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억제는 박멸과 다르다. SO₂는 Brett의 증식을 막을 수는 있지만, 현실적인 사용농도 하에서는 모든 Brett 세포를 완전히 사멸시키지 못한다. 와인 속에서 Brett는 SO₂에 노출되면 대부분 죽거나 성장 정지 상태에 빠지지만, 일부 개체는 살아남아 잠복할 수 있다. 이러한 세포들은 흔히 "Viable But Non-Culturable (VBNC)" 상태로 전환되어, 실험실 배지에는 자라지 않지만 살아 있는 형태로 와인 속에 존재한다 (Zuehlke & Edwards, 2013).
SO₂에 대한 Brett의 내성은 균주마다 큰 차이를 보이며, 일부는 Saccharomyces에 필적할 정도로 강한 저항성을 가진다 (Beech et al. 1979). 예컨대 0.625 mg/L molecular SO₂에 1일 내 10,000분의 1로 감소하는 Brett 균주도 있는가 하면, 0.25 mg/L에서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균주도 있다. 이는 세포막의 SO₂ 배출펌프 변형 등 유전적 차이 때문으로 추정되며, 일부 균주는 SO₂로부터 생존할 수 있도록 진화해 왔다 (Curtin et al. 2012).
결국 현재 허용된 SO₂ 범위 내에서 Brett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OIV 기준에 따르면 레드와인의 총 SO₂ 한도는 150 mg/L(당 함량 4g/L 미만 기준)로 제한되며, 이 한도 내에서 molecular SO₂를 충분히 유지하는 것은 제약이 따른다. 또 SO₂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free 형태가 점차 감소하는 단점이 있다. 병입 후에는 SO₂가 산화되어 황산 등으로 소모되거나 와인 성분(예: 아세트알데하이드)과 결합해 사라지며, 특히 병마개를 통한 산소 유입과 높은 보관 온도는 이러한 소비를 촉진한다. 결국 SO₂ 농도가 임계 이하로 떨어지면 Brett는 다시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양조자들은 SO₂ 단독 사용의 한계를 인식하고, hurdle technology 개념을 도입해 여과, DMDC(dimethyldicarbonate), chitosan 등의 보조 기술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DMDC는 병입 전 200 mg/L까지 첨가 가능하며 Brett 제어에 효과적이며, chitosan은 0.1g/L 농도에서 Brett 억제 효과가 있으나 조건에 따라 효과 편차가 크고 비용도 높다 (Zuehlke & Edwards, 2013). 결국 병입 후에도 재활성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초기 세포 수 자체를 줄이거나 SO₂ 외 보완적 수단을 병행해야 한다.
6. 병 숙성 중 Brett 재활성화의 메커니즘
앞서 설명한 SO₂의 한계로 인해, 병입 후 숙성 중에 Brett가 “부활”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병입 당시에는 미량 남은 Brett세포들이 SO₂의 힘으로 제압되어 배양해도 검출되지 않을 정도로 잠복해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free SO₂ 농도가 떨어지면 다시 증식 가능한 상태로 돌아오는 것이다. 실제 연구에서 병입 50년 후의 레드와인에서도 살아있는 Brett세포가 검출된 사례가 보고되었다. 이는 Brett가 얼마나 오랫동안 와인 병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극단적 예시이며, 병 숙성 중 조건 변화(특히 SO₂ 감소)가 이들의 재활성을 촉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Brett의 병 중 재활성화 과정을 단계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병입 시 충분한 SO₂를 첨가하면 Brett 세포 대부분은 죽거나 VBNC 상태로 전환된다. 이때 배양 검사상 “0”으로 나와도 사실은 소수의 세포가 완전히 사멸하지 않고 남아 있을 수 있다. 이후 병 숙성이 진행되며 free SO₂가 서서히 감소한다. 병마개를 통한 미량의 산소 침투는 SO₂를 황산 등으로 산화시켜 소비하고, 와 자체의 성분(아세트알데하이드 등)과 SO₂의 결합도 진행되어 유리 SO₂ 농도가 임계치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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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그동안 비활성 상태로 잠들어 있던 Brett세포들이 서서히 대사를 재개한다. 처음에는 남은 SO₂로 인해 성장하지 못하고 살아만 있던 세포들이, SO₂의 압박이 풀리면 다시 세포 분열을 시작해 배양에서도 검출 가능한 수준으로 개체수가 증가한다. 최종적으로는 유리 SO₂가 거의 0이 되고 영양분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Brett는 병 속에서 대량 증식하여 병입 후 수년이 지난 와인에도 휘발성 페놀 결함을 일으킬 수 있다.
7. 숙성 온도: 잠든 Brett을 깨우지 않는 열쇠
이처럼 온도 관리는 Brett 억제에 있어 “숨은 열쇠”와 같은 역할을 한다. 실제 많은 양조 현장에서는, Brett 오염 가능성이 있는 와인은 최대한 낮은 온도로 저장하거나, 병입 후 저온 창고에 보관하여 Brett의 활동을 지연시킨다. 심지어 이미 Brett에 오염된 와인이라 하더라도 낮은 온도에서 보관하면 (적어도 미각상 큰 결함이 나타나기 전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 반대로 고온에서 방치된 와인은 단기간 내 Brett 결함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예컨대 한 와인을 30°C 조건에 두면 불과 몇 주~몇 달 만에 Brett 향이 감지될 수 있지만, 15°C 이하에서는 같은 와인에서 몇 년간 이상징후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와인 유통 과정에서도 고온 노출은 Brett 문제를 악화시키는 위험 요인이므로 피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 컨테이너 선적이나 직사광선 하적 등은 반드시 피하고, 가능한 콜드체인으로 운송하여 소비자에게 도달할 때까지 와인이 “Brett 취약 시한폭탄”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끝으로, 양조 현장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대처법은 온도를 올리는 것이다. 앞서와 정반대 개념이지만, 일부 양조자는 이미 Brett에 감염된 와인을 차라리 약간 높은 온도(예: 30–35°C)에 일정 기간 두어 Brett를 모두 증식시킨 후 한꺼번에 죽여버리는 방식을 쓰기도 한다. 예를 들어 35°C 환경에 오염 와인을 둬서 Brett가 급격히 증식하게 하고, 그 상태에서 free SO₂가 떨어지면 Brett 스스로 영양 고갈과 산 생성으로 자멸하거나, 열에 약한 Brett의 특성상 일정 시간 후 자연 사멸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와인 풍미에 큰 위험을 줄 수 있는 극약처방이며, 실제 상업적으로 권장되는 방법은 아니다. 그래도 이 사례는 Brett 제어에 온도가 얼마나 큰 변수로 작용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낮은 온도에서는 Brett를 “잠재우고”, 높은 온도에서는 “깨운다”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온도 관리가 Brett의 운명을 좌우한다.
결론 및 요약
Brettanomyces bruxellensis는 전 세계 많은 와인에서 발견되는 흔한 효모이지만, 극미량 증식만으로 와인의 향미를 망칠 수 있는 치명적인 스포일러이다. Brett가 생성하는 4-ethylphenol, 4-ethylguaiacol 등의 volatile phenols는 말 땀 냄새, 약품향 같은 이취를 유발하며 대부분의 와인 애호가와 전문가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된다. 포도 자체에 충분한 전구물질이 존재하기 때문에, 일단 Brett가 증식하면 어떤 품종의 와인이든 이 결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Brett 효모는 발효가 끝난 후나 숙성 단계에서 주로 문제를 일으키며, 오크 배럴과 같은 환경에서 쉽게 은신하고 퍼진다. 오크 배럴은 미세 산소 공급과 구조적 보호를 통해 Brett 증식을 돕는 요인이므로, 청결 관리가 중요하다. 발효 방식도 Brett의 증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발효를 신속하고 완전하게 마치고 malolactic fermentation 후 지체 없이 SO₂를 첨가하면 Brett의 틈새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
Sulfur Dioxide (SO₂)는 Brett 제어의 필수 도구이지만,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SO₂는 Brett를 억제하지만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므로, 병입 후 SO₂가 소모되면 남은 세포들이 다시 살아나 volatile phenol 오염을 재발시킬 수 있다. 이를 막으려면 여과, DMDC, chitosan 등 보조적인 수단을 병행해야 한다. 끝으로, 와인 저장 온도는 Brett 관리의 핵심 열쇠이다. 낮은 온도로 저장하면 Brett의 잠복기가 길어지고 SO₂ 유지에도 유리하여, 와인이 숙성 중 Brett 향을 내지 않고 온전히 숙성 풍미를 발달시킬 수 있다. 반대로 고온에 노출되면 Brett가 조기에 활성화되어 와인을 망칠 위험이 크다. 요컨대 Brett와 평화롭게 공존하며 와인을 숙성시키기 위해서는, 미생물 생태와 화학적 균형을 이해한 체계적인 관리 – 위생적인 양조, 적절한 SO₂ 사용, 그리고 저온 저장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다각적 접근을 통해서만 우리는 와인 속 “잠든 포식자” Brett를 끝까지 잠재워둘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문헌
- Malfeito-Ferreira, M. (2018). Brettanomyces yeasts in wine: Where do we stand now? Beverages, 4(2), 32. doi:10.3390/beverages4020032
- Renouf, V., Lonvaud-Funel, A., & Coulon, J. (2007). The origin of Brettanomyces bruxellensis in wines: A review. Journal International des Sciences de la Vigne et du Vin, 41(3), 161–173.
- Curtin, C., Kennedy, E., & Henschke, P. A. (2012). Genotype-dependent sulphite tolerance of Australian Dekkera (Brettanomyces) bruxellensis wine isolates. Letters in Applied Microbiology, 55(1), 56–61.
- Zuehlke, J. M., Petrova, B., & Edwards, C. G. (2013). Advances in the control of wine spoilage by Zygosaccharomyces and Dekkera/Brettanomyces. Annual Review of Food Science and Technology, 4, 57–78.
- Lattey, K. A., Bramley, B. R., & Francis, I. L. (2010). Consumer acceptability, sensory properties and expert quality judgments of Australian Cabernet Sauvignon and Shiraz wines. Australian Journal of Grape and Wine Research, 16, 189–202.
- Australian Wine Research Institute (AWRI). (n.d.). Brettanomyces bruxellensis – FAQ and fact sheet. AWRI Website. Retrieved 2025, from https://www.awri.com.au/ (accessed April 10,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