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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ths Breaker] 진동이 와인 보관에 미치는 영향은? - LG전자의 속셈을 들여다보다! 본문
[Myths Breaker] 진동이 와인 보관에 미치는 영향은? - LG전자의 속셈을 들여다보다!
소비치 2024. 12. 12. 00:09
진동이 와인의 보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애호가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이야기다.
그런데 정말일까?
의심을 품고 관련 연구논문이 있는지 검색해 본다.
Google Scholar를 통해 검색해보니 5-6편의 관련 논문이 나오는데, 이 중 맨 위의 'Effect of vibration and storage on some physico-chemical properties of a commercial red wine'와 두 번째 'Effects of microvibrations and their damping on the evolution of pinot noir wine during bottle storage'가 가장 연관성이 높은 연구논문이었다.
두 개의 논문을 각각 리뷰해 보기로 한다.
첫 번째 논문을 보면 여러 기관들이 보이면서도 LG전자의 가전제품 부문이 참여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실제로 논문 마지막 'Acknowledgement' 부분에 'The authors thank LG Electronics for providing a grant for this study'라는 내용이 나온다.
지식인으로써 의심의 눈으로 논문을 탐독하기로 했다.
<Effect of vibration and storage on some physico-chemical properties of a commercial red wine>
Hyun-Jung Chung, Jin-Ho Son, Eun-Young Park, Eun-Jeong Kim , Seung-Taik Lim
연구 목적
- 진동 수준이 와인의 화학적, 물리적 특성과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 진동이 와인의 숙성 과정과 관능적 특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규명.
실험 설계
와인 샘플:
- 사용된 와인은 이탈리아산 Castello d’Albola Chianti Classico (2001).
- 동일한 생산 라인에서 제조된 병을 사용하여 실험의 일관성을 유지.
진동 조건:
- 와인은 1, 5, 10, 20 Gal (cm/s²)의 진동 조건에서 18개월 동안 저장.
- 일정한 온도(20°C ± 1°C)와 어두운 환경에서 보관.
측정 변수:
- pH, 총산도, 유기산(타르타르산, 숙신산) 함량.
- 굴절률, 당 함량(포도당 및 과당).
- 탄닌 함량, 색상(L 값), 고등 알코올(프로파놀, 이소아밀 알코올) 함량.
주요 결과
pH 및 총산도:
- pH는 실험 기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음.
- 총산도는 9개월까지 증가한 후 감소했으며, 높은 진동(20 Gal)에서 산도 증가가 더 뚜렷함.
유기산 감소:
- 타르타르산과 숙신산의 함량은 저장 기간 동안 감소했으며, 높은 진동에서 감소 속도가 가속화됨.
굴절률 및 당 함량:
- 굴절률은 초기 3개월 동안 증가한 후 안정화되었고, 높은 진동 조건에서 증가 폭이 더 컸음.
- 포도당 및 과당 함량은 9개월 이후부터 감소하기 시작함.
탄닌 및 색상(L 값):
- 탄닌 함량은 9개월까지 변동이 없었으나, 18개월 후 모든 조건에서 감소했으며, 높은 진동 조건에서 감소 폭이 더 큼.
- 색상의 밝기(L 값)는 초기 3개월 동안 감소했으나 이후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됨.
고등 알코올 함량:
- 프로파놀과 이소아밀 알코올 함량은 낮은 진동 조건에서 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었음.
- 진동은 에스터의 분해를 촉진하여 고등 알코올 함량에 영향을 미침.
결론
- 진동은 와인의 화학적 진화를 가속화하며, 높은 진동 조건에서는 와인의 품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큼.
- 와인의 숙성과 저장 중 진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품질 유지에 중요함.
- 진동은 와인의 숙성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지만, 이는 대체로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음.
의의
이 연구는 와인 운송 및 보관 과정에서 진동 관리의 필요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했으며, 와인 저장 조건 설계에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든다. 실험결과 와인 보관에 영향을 미친 20 gal이란 얼마나 큰 진동인 것일까?
정확한 과학적 설명을 얻기는 힘들었지만, 웹 서칭을 통해 이해하기 쉬운 설명자료를 찾아볼 수 있었다.
1 Gal (1 cm/s²) : 거의 느껴지지 않는 매우 미세한 진동.
5 Gal (5 cm/s²) : 약간 느껴지는 수준의 진동. e.g.) 책상 위에 놓인 휴대폰의 진동 알림.
10 Gal (10 cm/s²) : 분명히 느껴지는 진동. e.g.) 차량 내부 진동은 도로 상태 및 차량 속도에 따라 5~15 Gal 범위에 달할 수 있다.
20 Gal (20 cm/s²) : 강하게 느껴지는 진동. e.g.) 산업 환경에서 발생하는 저강도 진동 기계(예: 소형 전동기나 발전기 근처)
좀 더 과학적으로 측정된 자료를 찾아보면, 일본에서 분류한 지진도에 Gal이라는 단위를 쓰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에서 와인 보관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던 20 Gal은 진도 4의 지진 수준의 진동인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에 진도 4 이상의 지진은 지난 10년 동안 총 15건 (지역 9건) 있었고, 지난 1년 동안에는 단 한 건 발생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수준의 진동이 지속적으로 보관 중인 와인에 가해지는 상황은 다소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 연구는 좀 더 현실적인 조건으로 시행되었다.
Effects of Microvibrations and Their Damping on the Evolution of Pinot Noir Wine during Bottle Storage
Simone Poggesi, Vakarė Merkytė, Edoardo Longo and Emanuele Boselli
연구 목적
- 이 연구는 환경에서 발생하는 미세 진동이 병에 보관된 Pinot Noir 와인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1년 동안 분석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해 자연 자기 부상(magnetic levitation)을 사용하는 방법을 평가하였다.
실험 설계
- 대상 와인: 이탈리아 Franz Haas 와이너리의 Pinot Noir 와인.
- 진동 조건: 저음역대 우퍼와 앰프를 이용한 60-250Hz의 낮은 데시벨 적용
- A: 자기 부상을 사용하여 미세 진동을 완화한 와인.
- B: 진동 장치를 사용하여 미세 진동을 가한 와인.
- C: 바닥과 직접 접촉한 선반 위의 대조군 와인.
- D: 자기 부상을 사용하면서도 미세 진동을 가한 와인.
- 분석 내용: 화학적 특성(휘발성 및 페놀 화합물)과 감각적 특성(향, 맛, 외관).
주요 결과
- 화학적 변화:
- 저장 기간이 진동 조건보다 와인의 화학적 특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침.
- 12개월 저장 시 페놀 화합물과 휘발성 화합물 모두 시간 경과에 따라 유의미한 변화를 보임.
- 감각적 변화:
- 12개월 저장 후 자기 부상으로 진동을 완화한 와인(A)이 가장 높은 품질 점수를 받음.
- 진동을 가한 와인(B)은 초기 6개월 동안 품질이 개선되었으나, 12개월 이후 품질 점수가 하락.
- 진동의 영향:
- 자기 부상을 통해 미세 진동을 완화하면 와인의 품질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음.
- 미세 진동은 판매 준비가 되지 않은 와인의 품질을 초기에는 개선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침.
- 저장 조건과 품질 관계:
- 자기 부상을 통해 진동을 줄이는 것은 프리미엄 와인 보관에 유리함.
- 와인의 초기 숙성을 가속화하려면 미세 진동을 적절히 활용 가능.
결론
- 와인의 저장 조건은 품질 유지와 숙성 속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침.
- 프리미엄 와인의 경우 자기 부상을 통해 진동을 완화하는 것이 품질 유지에 효과적이며, 미세 진동은 초기 숙성을 가속화하는 데 유용할 수 있음.
- 저장 및 진동의 영향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함.
좀 더 현실성 있는 연구를 한 것 같다.
흥미로운 점은 실험군에서 초기 6개월 동안 품질이 개선되었다고 보고한 점이다.
이는 초음파를 이용한 와인의 조기숙성과도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저음역대 우퍼에서 나올만한 진동이 실제 와인 보관환경에 적용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필자의 생각정리
장기적인 진동은 두 개의 연구논문 결과 와인 보관에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논문 모두 현실적인 와인보관 상황에서 미칠 수 있는 진동정도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가끔, 몇몇 와인 셀러 제품이 컴프레서 돌아가는 소리가 정말 시끄럽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혹시라도 와인 셀러 근처에 강한 진동을 유발하는 장치(스피커 등)가 있거나, 셀러 컴프레서 이상으로 인한 진동발생 시 정정조치를 하는 게 좋겠다.
둘 다 좋은 연구이다. 그러나 Chianti Classico에게 18개월 동안 진도 4 급 지진에 필적하는 진동을 가한 LG 전자 연구팀은... 무슨 생각이었는지 잘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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