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간 조화를 새롭게 찾아내는 것이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기에 새로운 조합의 재료를 이용하여 신선한 요리를 선보이는 것은 나 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해외여행을 하며 그 나라, 그 지역의 음식을 경험하다 보면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재료를 이렇게도 먹는구나...' 예를들면, 우리나라에서 초장과 같이먹는 생굴을 프랑스에서는 샬롯 비네그렛 (Shallot Vinaigrette)과 같이먹고, 우리나라에서 구워먹고 삶아먹는 삼겹살을 미국에서는 훈연을 해서 베이컨으로 먹는 경우이다. 전통적인 음식에서 볼 수 있는 재료간의 조화는 요리책으로 부터 습득된 것이 아닌, 지역 사람들의 오랫동안 축적된 경험으로 완성된 것 이다. 어렸을때 부터 자주 먹던, 우리나라 사람들의 오랜 경험으로 완성된 재료간의 조화의 완성작인 된장찌개의 구성을 통해 새로운 파스타 요리를 해보고자 한다.
재료준비 1. 양파는 국물을 우려내고 베이스 된장육수에 단맛을 더할 목적이므로 듬성듬성 썰어놓는다 2. 마늘은 통마늘을 그날 칼로 다져써도 좋지만 된장찌개 스타일대로 얼려둔 다진마늘을 한큰술 사용한다 3. 된장은 취향에 따라 찌개용 된장을 사용한다. 단맛이 강하고 쿰쿰한 맛이 약한 백된장 스타일은 좋지 않을 것 같다. 4. 무는 고명으로 사용한다. 2.5x2.5cm 정도의 크기로 정사각형 슬라이스를 친다. 두께는 0.3cm 정도로 무국에 넣는 것 보다 얇고 채판에 썬 것 보다는 두꺼운 정도로 한다. 4-5피스정도 준비한다. 5. 애호박은 볶은 뒤 갈아낼 것이므로 얇게 썰어 조리시간을 줄인다.
조리과정 애호박 페스토 만들기 1. 얇게 썬 애호박을 기름을 약간 두른 팬에 볶는다. 소금 후추간을 해서 그냥 먹어도 맛있는 간이 된 애호박 볶음의 익힘정도까지 조리한다. 2. 이후 애호박을 블랜더에 넣고 갈아준다. 취향에 따라 달래나 깻잎, 고수등의 향채도 추가로 넣어도 좋다. 단 섬유가 많은 채소는 잘게 다져서 넣는다. 3. 농도는 쌈장보다 묽은 정도로 큰술에 올려서 기울이면 뭉텅이로 떨어지는 정도가 좋겠다. 너무 뻑뻑하다면 물을 약간 넣어준다. 크리미한 맛을 강조하고 싶다면 우유나 생크림도 좋다.
된장육수 만들기 1. 베이스 육수를 내는 과정은 된장찌개 끓이는 것과 동일하다. 소고기를 냄비에 볶다가 색이나면 된장을 약간 볶아주고 물을 붓는다. 재료가 타지 않게 주의한다. 이후 다진마늘과 양파를 넣는다. 단 육수를 사용하기 위함이니 채소나 고기등의 재료를 쓰는 대신 조미료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또는 레토르트 제품을 써도 좋겠다. (필자도 다시 한다면 굳이 이렇게 정성을 들여 육수를 내지는 않을 것이다) 2. 청양고추를 과할 정도로 넣어 육수에 매콤한 맛이 나게 한다 (없다면 페페론치노도 좋다. 깔끔한 매운맛을 내어보자). 같이 내어줄 애호박 페이스트가 부드럽고 크리미한 맛이라 육수를 입힌 면에서 약간의 킥이 있는 것이 좋겠다. 담백한 맛을 원한다면 넣지 않아도 좋다. 3. 재료가 충분히 끓어 맛있는 된장찌개의 맛이 난다면 국물만 남도록 고운 체에 걸러낸다.
고명 만들기 - 두부칩 1. 두부를 으깨어 기름에 튀겨주듯이 볶아낸다. 뭉치지 않도록 계속 잘게 부숴준다. 2. 색이나면 키친타올에 기름을 빼주고 바삭하게 식혀준다. 뜨거울 때 소금간을 충분히 해서 짭짤하게 만들어준다.
고명 만들기 - 무 1. 얇게 썬 무를 된장육수에 조려낸다. 2. 된장색이 무에 잘 배어들때까지 조려준다. 식감도 중요하므로 물러지지 않게 색이 배어들고 무가 익을때 까지만 한다.
파스타 만들기 1. 소금간을 하지 않거나 조금만 한 물에 파스타를 삶는다 (된장육수에 조려낼 것이므로 염분이 과해질 수 있다). 파스타 종류는 취향에 따라 선택하나 이 요리는 된장맛이 면에 잘 베어드는 것이 중요하므로 롱파스타 중 얇은 면을 사용한다. (필자는 스파게티 면을 사용했다) 2. 면을 80%정도 삶아낸 뒤 팬으로 옮겨 된장육수와 함께 전분을 빼내며 익혀낸다. 이때 버터를 넣어 농도를 맞춰준다. 파스타 면에 진득하게 묻어있는 정도가 좋겠다.
접시에 담기 애호박 페이스트를 바닥에 깔아 평평하게 해주고 된장 파스타를 말아 올려준다. 무 고명을 얹어주고 파스타를 조리한 팬에 남은 된장 소스를 끼얹어 준다. 바삭한 두부칩을 솔솔 뿌려준다. 취향에 따라 참기름을 한두방울 떨어트려도 좋고 깨, 후추 또는 파를 송송 썷어 뿌려줘도 된다. 파스타와 페이스트만 맛있게 했다면 모두 거들뿐이다.
맛평가 된장맛이 단단한 파스타면에 베어들게 하기는 확실히 어렵다. 파스타를 적게 삶고 팬에서 된장육수와 오래 조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매콤한 맛을 더해 면과 부드러운 페이스트와 조화가 잘 맞는다. 두부칩은 짭짤하게 식감과 맛을 더해준다. 무 고명은 시각적 효과 외 큰 역할을 하지 않는다. 취향에 따라 향이 강한 표고버섯을 썰어 올리거나 생략해도 좋을 것 같다.